아버지의 해방일지 (저자 정지아, 출판사 창비) 올해 종영한 드라마 “나의 해방일지”를 재미있게 본 터라 이 책의 제목에 먼저 끌렸고 추천도 받았기에 읽어보았다. 빨치산이라는 묵직한 내용을 다루지만 인물들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웃기고 울렸다. 빨치산 부모를 둔 주인공에게 치매 걸린 아버지가 갑자기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돌아가시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. 실제 자신의 부모님이 빨치산이었던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. “다만 당하기로 따지자면 내가 더 당했다. 아버지는 선택이라도 했지. 나는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다. 나는 빨갱이가 되기로 선택하지 않았고, 빨갱이의 딸로 태어나겠다 선택하지도 않았다. 태어나보니 가난한 빨갱이의 딸이었을 뿐이다”라고 소설 속 주인공이 말하는 것처럼 빨치산..